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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지금의 나를 떠올리면 스스로도 전혀 어울리지 않은 일이라 생각되지만, 한창 춤에 재미를 붙였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여기서의 춤은 전문적인 것이 아니라, 그냥 춤이다. 나이트 같은 데서 추는 춤 말이다. 그건 재수시절이었다. 1992년. 벌써 10년 전의 일이다. 그러니까 한창 춤에 재미를 붙였던 때로부터 나는 열 살이나 더 나이를 먹었다. 나와 비슷한 연배의,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1992년의 ‘락 카페’라면 금방 어떤 분위기의 춤추는 곳이었는지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잠깐 설명하자면, 그곳은 얼핏 보면 일반 카페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럴만한 시간이 되면 시끄러운 댄스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특별히 마련된 플로어가 없이 앉은 자리 근처에서 일어나 춤을 춘다. 또는 플로어라 할 만한 중..
기분이 우울할 때는, 진공청소기를 돌리세요. 진공청소기가 없다고요? 그럼, 사세요. 10킬로가 넘는 볼링공도 들어올리는 강력한 파워의 진공청소기도 십 몇 만원 밖에 안한답니다. 게다가 카드로 구입하면 3개월까지 무이자예요. 대신 코드는 긴 걸로, 흡입구의 브러쉬는 180도 회전이 가능한 걸로. 안 그러면 오히려 짜증만 더해질지도 몰라요. 자, 준비가 됐으면 전원을 켜세요. 소리가 들리나요? 위이이잉. 구석구석 묵은 먼지를 힘껏 빨아들이는 거예요. 부스스한 머리라도 상관없고, 속옷 바람이라도 괜찮아요. 창문을 열고, 음악을 크게 틀고, 진공청소기를 끌면서 춤이라도 출 수 있다면, 또 그렇게 하세요. 바퀴가 잘 굴러갑니까? 먼지가 빨려 들어가는 게 보이나요? 기분이 어때요? 알겠죠? 기분이 우울할 때는,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