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재
두려움 본문
방콕에서 비행기를 갈아탔다. 그리고 또 대만에서는, 약 한 시간 정도 비행기에서 내려 대기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파리에서 한국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열 여섯시간 정도. 대만에서 다시 비행기에 올랐을 때, 나는 후배의 창가자리를 뺐었다. 대만에서 한국까지, 두 시간 내내 나는 창 밖을 보면서 왔다. 기내음악으로 한국노래가 흘러나왔다. 그 노래들이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오 년도 전의 노래가 흘러나오는가 하면,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했던 노래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대개의 노래들은 내가 아는 것이었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구름은 멋지다. 더 새하얗게 반짝이는 것처럼 보인다. 짙은 청색의 바다 위로 구름 그림자가 선명하게 드리워져 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런데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제 곧 한국에 도착하기 때문인지, 그저 멋진 풍경을 보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 측정할 수 없는 높이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이제는 알겠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