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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통신

이렇게

물고기군 2001. 3. 12. 03:28
아무 이유 없이, 밤을 새우게 되네. 이렇게 말이야. 특별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잠이 안와서 말이야.
누군가 그러던데, 밤을 새우면, 그 피로가 한달을 간다고.
그래서 내 생활이 항상 엉망인지도 모르겠고.

군에 있을 때, 참 문장을 잘 썼던 쫄따구가 있었지. 키도 홀쭉하니 크고, 얼굴도 샤프한 것이, 직접 자신의 입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사회에서 여자 꽤나 울리고 다녔을 것 같은 녀석이었는데, 문장들이 참 좋았어. 그래서 제대하고 나올 때, 그 친구 노트를 훔쳐서 들고 나왔지.

근데 그 녀석 말이야, 군대에 적응을 잘 못했어. 항상 위태롭게 보였고, 결국에는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후송'을 갔는데 그 다음에 내가 제대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지. 그래서 녀석 노트를 내가 들고 나올 수 있었던 거고. 노래도 곧잘 불렀는데, '사랑'이라는 노래를 부르던 걸 기억해.

가사가 어떻게 되었더라.
"슬픈 가슴
매어지는 비애
사랑은 분노
사랑은 투쟁
쉼없이 나아가야 할
새날을 향한
뜨거운 몸부림
사랑은 고통
쓰라린 몸부림
또바다의 산과 들과
하늘이 들고 일어서
솟구치고 포효하여
마침내 새로이 나는 것
그리하여 마침내
사랑은 고요에 빛나는 바다
햇살 쏟아지는 파란하늘"

지금 가사를 기억하기 위해 녀석 노트를 꺼냈는데,
그 첫장에 이렇게 적혀 있네

"이제 모든 것들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녀석 노래가 듣고 싶군. 벌써 6년 전 일이야. 놀랍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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