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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로부터의 복음서 The Gospel from Outer Space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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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로부터의 복음서 The Gospel from Outer Space

물고기군 2003. 10. 31. 14:01

그것은 킬고어 트라우트의 <<외계로부터의 복음서 The Gospel from Outer Space>>였다. 그 책은 외계에서 온 어떤 방문객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그건 그렇고, 그 방문객은 트랄화마도르 인과 매우 흡사하게 생겼다. 외계에서 온 그 방문객은 기독교에 관해서 진지한 연구를 했는데, 할 수만 있다면, 기독교인들이 왜 그렇게 쉽게 잔혹해질 수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는 적어도 그 두통거리의 일부분은 신약 성경의 아무렇게나 해놓은 이야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복음서의 의도는, 다른 것도 있겠지만, 사람들에게 낮은 자 중의 낮은 자에게조차 자비를 베풀라고 가르치는 것이라고 추측했었다.
그러나 복음서들은 실제로 이것을 가르쳤다.
‘누군가를 죽이기 전에, 먼저 그 자가 좋은 연줄이 없다는 것을 반드시 확인해라.’ 그렇게 가는 거다.

외계에서 온 방문객은, 예수 이야기의 오점은 별로 대단해보이지 않는 예수가 실제로는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의 아들이라는 점에 있다고 했다. 독자들은 그것은 이해해서, 십자가에 못 박히는 대목에 오면, 자연스럽게 이렇게 생각했다. 로즈워트는 그 대목을 다시 큰 소리로 읽었다.
“아, 저런 - 이번에는 린치를 가해서 죽일 사람을 잘못 고른 것이 확실하군!”
그리고 그 생각에는 동생이 있었다.
“린치를 가해서 죽이기에 적합한 사람들이 있다.”
누구? 좋은 연줄이 없는 사람들. 그렇게 가는 거다.

외계로부터 온 방문객은 지구에 새로운 복음서를 선물로 주었다. 그 복음서에서, 예수는 실제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고, 그보다 연줄이 좋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골치덩어리였다. 그래도 예수는 여전히 다른 복음서들과 마찬가지로 사랑스럽고 어리둥절하게 하는 말들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느 날 그를 십자가에 못박고 그 십자가를 땅에 꽂으며 즐거워했다. 어떠한 뒷탈도 있을 수가 없다고 린치를 가한 사람들은 생각했다. 새로운 복음서에는 예수가 얼마나 보잘것없는 사람인가에 대해 반복하고 반복해서 주입했기 때문에, 그 복음서의 독자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그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죽기 바로 전에, 하늘이 열리고 천둥 번개가 쳤다. 하나님의 목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왔다.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그 건달을 자기 아들로 입양하겠으며, 모든 영원을 통틀어서 그에게 우주의 창조주의 아들로서의 모든 힘과 특권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 말을 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누구든 아무런 연줄도 없는 건달을 괴롭히는 자에게 무시무시한 벌을 내릴 것이다!”

- 커트 보네거트, “죽음과 추는 억지춤 또는 어린아이들의 십자군 전쟁”, 노종혁 옮김, <새와 물고기>,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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